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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일본의 거짓 현실"을 읽으며 본문
"일본의 거짓 현실"을 읽으며
이 책의 원제는 "아직도 사람을 행복하게 못 해주는 일본이라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사실은 "거짓 현실"이라는 말이 더 많이 나온다. 이 책의 원제는 "The false realities of a politicized society"이고 위의 책은 초판 책을 동북 대지진 이후인 2012년에 개정판을 일어판으로만 낸 것 같다. 원제는 남겨 두었지만 일어판으로만 나왔기 때문에 책 제목이 초판 책 제목에 "いまだ(아직도)"를 붙여 초판 제목을 그대로 쓰고 있다. 즉 "いまだ人間を幸福にしない 日本というシステム"으로 쓰고 있다.
책의 내용은 일본 사람들에게 하는 충고이기 때문에 영어판을 내지 않은 것 같다.
동북 대지진이 일어나던 해 나는 일본에서 석 달 살이 하려고 갔었다. 내 고향 오사카에서 한 번 무비자가 허용하는 최대 기간인 90일을 살려고 아파트 하나를 빌려 여행을 갔었다. 동북 대지진이 나고 나선 마음이 아파 일본 살이를 더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가셔서 29일 만에 돌아왔다. (서울에 돌아와서)
그리고 1년 후인 2012년 위의 책이 출간되던 해에 못다 한 일본 살이를 하려고 두 번째 여행을 갔다. 두 번째 여행은 4월 8일에 가서 5월 28일에 귀국했다. 거의 2달 여행이었다.
그리고 또 2015년에 4월 12일에 가서 5월 20일 귀국했다. 한 달 남짓 살다 왔다.
마지막으로 간 것은 2019년 4월 23일에 갔다가 30일 귀국했다. 1주간의 짧은 여행이었다. 그때는 단순히 먹방 여행이었다.
일본에 대한 내 감정은 "애증"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전에도 내가 나는 누구인가
에서도 말했듯 일본의 지기를 받았으니 일본을 보는 눈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일본은 앓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세츠 메 이세키 닝(說明責任)이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설명 책임은 영어로 표현하면 accountability 가 딱 들어맞는 말이다. 아마도 원저에는 그런 용어를 쓰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일본의 시스템은 어떤 일이 일어 나도 그것이 설혹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사라 해도 그 사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책임을 질 사람이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책 첫머리에 그랬다. 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삶이 뭔가 이상하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그가 40여 년간 일본에서 살면서 만나 이야기 한 사람에게서 느낀 일본 사람들이 가진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 감정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 시스템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내가 거의 통산 5 달 가까이 살면서 느낀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직 중국이 부상하기 전이었으니 일본은 세계의 제2 경제 대국일 때였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의 국민의 삶이 왜 이 정도일까? 제1 경제대국인 미국은 여름 겨울을 한 두 달씩 살 때였으니 그 비교가 너무 쉽다. 제1 경제 대국과 제2 경제 대국과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일본 여행을 시작한 때가 한 10 년 되었으니 아직도 일본이 한국보다 앞섰을 때이지만 그때도 일본이 한국보다 생활수준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2010년 처음 갔을 때도 그랬고 마지막으로 간 2019년 때도 그랬다. 뭔가 어두운 힘이 빠진, 맥이 빠진 나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들의 삶이란 경제대국에는 걸맞지 않게 가난해 보였다. 우리가 빌렸던 아파트도 그랬지만 그냥 길거리를 지나다 보이는 일본 사람들의 집은 세탁기를 들여놓을 공간이 없어 바깥에 내어다 놓은 집이 많았다.
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살았던 집 같은 것이 그냥 남아 있었고 사람이 살기도 하는 것 같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면 도시의 뒷골목을 보게 될 때도 많다. 정말 가난해 보였다. 이 책의 초판은 한역이 되어 나왔는데 지금은 절판이 되어 볼 수 없지만 그때 한글 번역서의 제목은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이었다.
그런데 새 책은 2012년에 나왔으니 동북 대지진이 일어난 다음에 썼는데 일본은 그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책의 차례를 보자
제1 부 좋은 삶을 방해하는 것
제1 장 거짓 현실과 사회의 우리
제2 장 거대한 생산기구
제3 장 정체 사회의 희생자들
제4 장 민주주의에 숨은 관료 독재주의
제2 부 일본의 운명적 사명
제1 장 일본의 이상한 현상
제2 장 책임을 다하려고 하지 않는 버블의 장본인
제3 부 일본인은 스스로 구제될 수 있을까?
제1 장 새로운 변화를 겪은 세계
제2 장 불확실한 일본의 신시대
제3 장 일본 민주주의의 가능성
원문
*******************
第一部よき人生をはばむもの
第一章 偽りの現実と社会の檻
第二章 巨大な生産機構
第三章 停滞する社会の犠牲者たち
第四章 民主主義にひそむ官僚独裁主義
第二部 日本に運命づけられた使命
第一章 日本の奇妙な現状
第二章説明責任を果たそうとしないバブルの張本人
第三部 日本人はみずからを救えるのか?
第一章さらなる変化に見舞われた世界
第二章不確かな日本の新時代
第三章 日本民主主義の可能性
*******************
제목을 보면 모두 궁금한 이야기다.
요즘 도쿄 올림픽을 치르면서 일본의 민낯이 하나하나 들어 나는데 이런 뉴스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댓글을 보면 정말 현실감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것을 설명하는 몇 문장을 잡아 번역을 해 봤다.
"어쩔 수 없다"라는 정치학
일본 국민이 완전한 시민으로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시민에 필요한 지식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관료와 경제기구의 관리들이 일본을 실제로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따떼마에(겉모습)"라는 그늘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이다. 일본 시민들의 내일, 그리고 먼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매우 중요한 것들이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일은 없다.
원문
「しかたがない」の政治学
日本国民が完全な市民としてふるまえないのは、市民に必要な知識が与えられていない からだ。官僚や経済機構の役人たちが日本を実際にどのように管理しているかは、たてま えの陰に隠されているのでわからない。日本の市民たちの明日、そして遠い将来に影響を およぼすようなきわめて重要な事柄が、おおやけに議論されることはない。
이 말은 일본 사람들은 진정한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보기로 2011년에 일어났던 후쿠시만 원전 사고 이야기를 한다.
최근의 예는 2011 년 삼월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에 대한 이야기다. 이 사고의 관련자들은 일본의 시민에게 사실의 일부만 또는 완전히 잘못된 사실만 말하려고 했다.
관료들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면 결코 국민에게 지지받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설명을 한다.
게다가 일본 신문의 대부분은 시민 정치, 그리고 궁극적인 현실을 말하는 것을 스스로의 사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시민들을 '순수'하고 정치적으로 무지한 상태로 묶고 두는 것에 협력한다. 미디어는 일본의 생활과 경제, 정치에 대한 실태와는 다른 어디까지나 표면적의 현실 "관리"에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노력하면 진짜 현실을 냄새 맡아 수도 있는 것이지만, 관리된 현실은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모든 민주 국가를 포함하여 어떤 딴 곳에서도 명분과 실태는 조금 괴리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 낙차가 어떤 선진국보다도 크다. 일본에서 명분(따떼마에)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있는 사실도 따지고 보면 일본 사람들이 거짓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원문
ごく最近の例では、2011年三月の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での事故について、役人た
ちが日本の市民に事実の一部のみ、あるいは完全に間違った事実しか伝えようとしなかっ
たことがある。
官僚たちは面子を保っため、あるいは正確な内容が明らかになれば決して国民に支持さ れないような計画を押し通そうとして、日本の人々に無意味な説明をする。
しかも日本の新聞の大半は、市民に政治の、そして究極の現実を伝えることがみずから の使命だとは考えていない。そこで彼らは市民たちを「純粋」かつ政治的に無知な状態に とどめておくのに協力する。メディアは日本の生活や経済、政治について、実態とは異な る、あくまでたてまえの現実「管理」に協力しているのである。
我々は自分で努力すれば本当の現実を探り出すことができるわけだが、管理された現実 は、それとは大いに異なっている。あらゆる民主諸国を含めて、どんな湯所でもたてまえ と実態はかけ離れているのがつねだ。しかし日本においてはその落差が、どんな先進国に も増して大きい。日本でたてまえという表現がよく使われている事実も、日本の人々が当 然のごとく、いかに多くの偽りの現実を受け入れてきたかを物語っている。
그러니까 권력자는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국민도 그것을 알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라의 체면을 위해 거짓 진실을 그냥 진실인 양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상당 부분 우리의 정치현실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일본을 관료 독재주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재경부의 관료들의 행태를 보면 바로 그 꼴이다. 또 언론도 비슷하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다른 것은 우리에게는 주인의식이 있다. 끊임없이 정부에 설명을 요구한다. 우리 국민에게는 주권 재민 의식이 강하다. 우리는 헌법 제1조에 주권 재민이라는 조항이 나온다.
제1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기 때문에 박근혜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7시간의 나타나지 않았던 그 공백을 캐고 묻고 한다. 아직도 답을 듣지 못했지만 결국은 궁극적 주권을 가진 국민이 그를 대통령에서 끌어내렸다.
그래서 나는 일본 헌법을 찾아봤다. 주권 재민이라는 조항이 있나 봤다. 헌법 전문에만 그 말이 나오지 본문 조항에는 우리 헌법처럼 단호하고 명확하지 않다. 제1장 제1 항에 아주 모호하게 쓰여 있다.
******************* 일본 헌법 전문과 제1 조 ******************
일본 국 헌법
일본 국민은 정당하게 선출된 국회의 대표자를 통하여 행동하고 우리와 우리의 자손을 위해, 모든 나라 국민과 화합하여 얻는 성과와 우리나라 전역에 보장하는 자유의 혜택을 확보하고, 정부의 행위에 의해 다시금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을 결의하고 여기에 주권이 국민에게 존재하는 것을 선언하며 이 헌법을 확정한다.......
日本国憲法
日本国民は、正当に選挙された国会における代表者を通じて行動し、われらとわれらの子孫のために、諸国民との協和による成果と、わが国全土にわたつて自由のもたらす恵沢を確保し、政府の行為によつて再び戦争の惨禍が起ることのないやうにすることを決意し、ここに主権が国民に存することを宣言し、この憲法を確定する。......
제1 장 천황
[천황의 지위와 주권재민]
제1 조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고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이 지위는 주권을 갖는 일본 국민의 총의에 기초한다.
[황위의 세습].................
第一章 天皇
〔天皇の地位と主権在民〕
第一条 天皇は、日本国の象徴であり日本国民統合の象徴であつて、この地位は、主権の存する日本国民の総意に基く。
〔皇位の世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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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선언하며 헌법을 만들었다는 선언문이 헌법 전문에 들어 있고 제1 장 제1조도 천황이 일본의 상징이고 국민통합의 상징이며 이 지위는 주권을 갖는 일본 국민의 총의에 기초한다는 간접적인 언급이 되어 있지 우리 헌법 제1조와 같이 명확하고 단호하게 주권 재민을 못 박고 있지 않다.
이 정도로 모호한 표현으로는 일본 국민이 주권을 갖고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을 수도 있다.
야후 재팬에 그 많은 터무니없는 일본 사람의 댓글을 보면 그들은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정치인이 잘 못 되어도 결코 그들을 끌어내릴 만한 동력이 없는 것이다. 그들 자신이 국가 권력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희박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오직 선거로 중의원을 뽑는 것만이 주권행사를 한다는 아주 소극적인 생각밖에 없다.
그런데 강력한 야당이 생길 수 없는 일본 시스템에서는 자민당의 일당 독재가 2010 년 전후에 잠깐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것을 빼고는 전후 80년 가까이 자민당의 일당 독재가 지속되어 온 셈이다.
Karen van Wolferen 가 이 책에서 지적했듯이 언론도 이 1당 독재를 지원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으니 실상은 일본은 북한까지는 아니라 해도 중국에 버금가는 독재국가인 셈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일본에 대해서는 절망적이란 생각밖에 안 든다. 그들은 쉽사리 변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께 Coucut Gooseneck 아이패드 홀더가 왔다.
세로쓰기 아이패드 거치대도 만족스러우니 천천히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이 되는 부분이 많으면 한 번 더 독후감을 쓸가 생각한다.
그런데 어제 오큐러스 퀘스트 2가 와서 이 책 읽기는 더 시간이 많이 걸릴 지 모른다. 내 블로그의 주제가 "Things Old and New"인데 new 가 또 왔으니 old 는 잠시 접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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