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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과 우울증 본문
식욕이 돌아온 것을 보면 감기는 나아가는 것 같다.
전에도 감기에 걸려 앓았을 때 우울증에 걸렸다.
***************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감기에 걸렸다. 4-5일 전에 잠자는데 기침이 나더니 가래가 넘어온다. 그것이 점점 심하더니 결국은 기침을 하면 기관지가 아플 만큼 심한 증세로 발전했다. 금요일엔 내가 다니는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왔다. 조금 나아지고 있다. 독감예방주사도 맞았고 2주 전에는 평생 예방한다는 새로 나온 폐렴예방주사를 10만 원 내고 맞았다. 조금은 안심이 된다. 감기야 저절로 낫지만 병발하는 합병증이 겁나는 것.
그 시절에 듣고 좋아했던 노래가 바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였다. 세레나데는 애인을 위해 부르는 노래다. 그런데 왜 그 노래는 애조를 띄웠는가? 슈베르트의 가곡은 하나같이 슬프다.
그런데 유독 이 노래개 더 슬피 들리는 것은 어쩌면 연애한번 못해보고 떠내 버린 내 청춘이 회한이 되어 그리 들리는지 모른다.
그 때 아내는 내가 살던 혜화동 누님집에서 불과 30~40 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이제 52 년째 해로하고 있는 고딩이었던 그녀를 위해 그 세레나데를 내가 부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망상을 해 본다.
***************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 번뇌 망상 샛솔 2013. 1. 13. 15:01 ***************
아직도 완쾌는 아니다. 재치기가 자주 나고 그리고 나면 콧물이 흐른다. 이비인후과에서 지어 준 약은 다 먹었다.
병약해지면 우울해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노령일 수록 심한 것 같다.
우울한 생각이 떠 오른다는 것은 병약한 탓이라라. 자꾸 지나간 일들이 때 오른다. 지나간 일이 떠 오른다는 것은 심약하다는 증거다.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회한이기 마련이다.
처음 런던에 갔을 때 우리의 꿈의 자전거를 받아 오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고 여기 저기 이 자전거로 여행을 했다.
이런 생각들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브롬톤도 경량화를 거쳐 마지막 자빠링으로 결별하고 처분해 버렸고 이젠 먼 돌아 오진 않는 과거의 추억으로 묻혀 버렸다.
내가 가든 아내가 가든 헤어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 또한 우울한 생각에는 틀림이 없다.
아내는 가지말고 100살까지 같이 살자고 하지만 사람의 명이란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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